거북이를 비롯한 파충류의 암수구분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저도 거북이를 종류별로 5마리 이상 키워보았으나, 토종자라 말고는 암수구분을 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토종자라는 꼬리의 굵기와 모양으로 구분할 수 있어 쉬운 편이었거든요. 거북이의 암수구분 방법을 알아봅시다.
1. 가장 단순한 확인 방법
가장 쉬운 방법은 암컷과 수컷의 크기로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거북이는 대부분 암컷이 더 큽니다. 사람으로 치면 덩치가 여자가 더 크다는 것인데, 거북이의 사회는 인간 사회와 다른 것 같습니다. 모계사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예외도 있습니다. 설카타, 레오파드, 갈라파고스 거북 등은 수컷이 더 큽니다. 그런데, 이 방법으로 암수를 파악하려면 모두 성체 기준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성장 중인 거북은 바로 파악하기 어렵겠습니다.
다른 방법은 꼬리의 길이와 굵기로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수컷의 꼬리는 굵고 길며, 상대적으로 암컷은 가늘고 짧습니다. 아마도 교미를 위한 생물학적인 특징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신체적인 특징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바로 발톱의 길이입니다. 수컷의 앞 발톱이 암컷에 비해 더 길게 되어 있습니다. 수컷의 앞발톱이 더 긴 이유는 교미를 할 때 암컷을 자극하는 용도이기 때문입니다. 역시 발톱도 교미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상자 거북의 경우 수컷의 앞발톱이 더 굵고 안으로 휘어져있는데, 이것은 교미 시 암컷의 등갑을 더 단단하게 잡기 위해서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사람도 그렇고 거북이도 그렇고 신체적의 특징은 분명 교미를 좀 더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 발달한 것 같습니다. 후세를 남기기 위한 작업은 우리 유전자에 심어진 DNA의 미션일 테니까요.
2. 조금 어려운 확인 방법
몸의 색깔과 홍채의 색깔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암수의 색깔이 다르다고 하는데, 상자 거북은 암컷의 눈 색깔이 진한 갈색 혹은 적색 계열이고, 수컷은 밝은 적색이나 오렌지색 계열입니다. 이런 차이로 구분해 내는 것은 많은 사례를 접한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을 듯합니다.
혹은 등갑의 형태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별거북은 암컷의 체형이 원형에 가깝고 수컷은 타원형의 모습을 보입니다. 붉은 다리 거북도 이 방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 배갑의 높이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돼지코 거북은 수컷의 배갑이 납작하고, 암컷은 배갑의 경사가 크게 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복갑의 형태로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늑대거북이나 악어거북은 복갑으로 암수 구분이 가능한데, 수컷의 복갑은 암컷보다 작고 복갑과 등갑을 연결하는 뼈대의 폭이 더 좁습니다. 그 이유도 역시 교미할 때 자세를 더 잘 잡기 위해 발달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방법도 상당한 경험과 사례를 알고 있어야지 암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3. 가장 어려운 확인 방법
그 외에 신갑판의 형태로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수컷은 둥글고 안쪽으로 말려있고, 암컷은 직선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혹은 총배설강의 위치를 통해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뱀목 거북의 경우 수컷의 꼬리가 굵고 길며, 총배설강의 위치가 항갑판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항갑판이나 후갑판의 형상차이로 구분할 수도 있습니다. 별거북의 경우 번식기에 다른 수컷과 싸우기 위해 복갑 전면에 있는 후갑판의 크기가 암컷보다 더 큽니다.
저도 뱀목 거북을 몇 년간 키워보았으나 한 마리만 키워서 암수의 차이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꼬리가 매우 짤막했기 때문에 암컷이 아니었을까 추측됩니다.
생각보다 거북이류의 암컷과 수컷을 구분하는 방법은 거북이 종별로 매우 다르고, 상당히 경험치가 쌓여야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대부분 교미를 위한 신체적인 특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오랜 세월 생존을 위한 진화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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